되돌아감이 도의 움직임이다
노자 도덕경 40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 되돌아감이야말로 도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무언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반드시 그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간다는 통찰입니다. 해가 정오를 지나면 기울고, 달이 차면 이지러지듯, 우주의 모든 운동은 극에 이르면 반전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통찰이, 크립토 엔지니어들이 설계한 펀딩비 메커니즘 안에 코드로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펀딩비, 코드로 짠 반자도지동
영구선물에서 롱(매수)이 과도하게 쏠리면, 이 극단적 쏠림 자체가 대가를 낳습니다. 롱 포지션 보유자가 숏 포지션 보유자에게 주기적으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펀딩비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비용 때문에 일부 롱 포지션 보유자는 자리를 정리하고, 그 결과 다시 균형이 돌아옵니다. 극단(양의 쏠림)이 스스로 반작용(비용)을 낳아 되돌아가는 이 구조는, 노자가 우주의 원리로 관찰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모양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자의 도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自然) 것이고 펀딩비는 인간이 의도를 갖고 설계해 넣은 인공적 반작용이라는 점입니다. 자연의 원리를 관찰해서 금융 상품의 안전장치로 그대로 옮겨놓은 셈입니다.
양행 — 두 길을 동시에 걷다
장자 제물론에는 ‘양행(兩行)’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옳고 그름, 이것과 저것이라는 대립의 어느 한쪽에 서지 않고, 그 대립 위에서 양쪽을 동시에 걸으며 다툼 자체를 초월하는 태도입니다. 델타 중립 차익거래자가 정확히 이 자세를 취합니다. 현물을 사는 동시에 선물에서 같은 크기로 숏을 잡아두면,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두 포지션의 손익이 서로 상쇄됩니다. “오를 것이다”와 “내릴 것이다”라는 시비(是非)의 어느 쪽에도 서지 않고, 그 다툼 위에 조용히 올라타 펀딩비만 거둬갑니다. 방향을 맞히려는 사람들의 싸움이 격해질수록 펀딩비도 커지니, 시장의 다툼 자체가 양행하는 자에게는 자원이 됩니다.
집착 — 한쪽 길에 자아를 건 자
반대로 순수 방향성 베팅자는 정반대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를 것이다”라는 믿음에 자신을 걸고, 시장이 그 믿음을 배신하면 고통스러워합니다. 앞서 장자의 빈 배 우화에서 다뤘던 구조가 그대로 반복됩니다. 가격이라는 빈 배에 ‘내가 옳았다’거나 ‘틀렸다’는 서사를 스스로 실어놓고, 그 무게에 짓눌리는 것입니다. 시비의 한쪽 편에 서는 순간, 반대쪽 결과가 나올 때마다 감정이 요동칩니다.
두 태도를 나란히 놓으면
델타 중립 전략가와 방향성 베팅자를 나란히 놓아보면, 전자는 무집착을 실천하며 시장의 반자도지동 위에서 조용히 이익을 걷어가는 자이고, 후자는 그 반전의 파도에 매번 휩쓸리며 일희일비하는 자입니다. 물론 방향성 베팅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노자와 장자의 언어를 빌리면, 방향성 베팅은 도의 흐름과 씨름하는 것이고 양행은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라는 차이는 분명합니다.
경계 없음이 주는 또 다른 시험
여기에 한 가지 층위가 더 있습니다. 영구선물에는 만기라는 종결점이 아예 없고, 크립토 시장 자체가 24시간 쉬지 않습니다. 장자 첫 편 소요유(逍遙遊)는 정해진 경계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태도를 이상으로 그립니다. 그런데 실제 인간의 마음은 대체로 경계와 종결점을 원합니다. 장이 닫히는 시간, 만기일처럼 뭔가 끝이 있어야 안심합니다. 영구선물은 이 경계를 없애버렸고, 그래서 방향성 베팅자에게는 끊임없이 지켜봐야 한다는 강박이 훨씬 가혹하게 따라붙습니다. 반면 양행하는 자는 애초에 방향에 매달리지 않으니, 경계 없는 시장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서식지가 됩니다. 소요유가 그리는 이상 — 경계 없음을 자유로 받아들이는 것 — 이 실제로 통하는 자리는, 결국 시비의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자의 자리라는 뜻입니다.
마치며
펀딩비라는 지극히 현대적이고 기술적인 장치 안에, 이천오백 년 전 노자가 관찰했던 우주의 반전 원리와 장자가 제안했던 초연한 처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시장이 극단으로 쏠릴 때마다 스스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반전 위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법을 익히는 것 — 이것이 영구선물이라는 낯선 상품이 던지는 가장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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