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장부다. 이 단순한 명제가 돈의 본질을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그리고 주역 계사전의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가 화폐의 역사적 변천을 잘 설명합니다.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화폐의 3,000년 역사가 이 한 문장 안에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화폐를 교환의 매개, 가치의 저장, 계산의 단위로 정의합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정의들이 화폐의 본질을 놓칩니다. 화폐의 가장 깊은 본질은 장부입니다. 신뢰받는 기록입니다.
화폐는 왜 장부인가
조개껍데기가 화폐였던 시절을 생각해봅니다. 조개껍데기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이것을 갖고 있다는 기록, 즉 내가 과거에 무언가를 교환했다는 사실의 기록이 가치를 만듭니다.
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금 자체를 먹을 수 없습니다. 입을 수도 없습니다. 금이 가치를 갖는 이유는 인류가 수천 년간 금을 가치의 기록 매체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지폐는 더 명확합니다. 종이 자체에 가치가 없습니다. 국가가 이 종이가 얼마의 가치를 갖는다고 기록하고 보증합니다. 그 기록에 대한 신뢰가 화폐를 만듭니다. 비트코인은 이것을 순수한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장부에 누가 얼마를 갖고 있는지를 기록합니다. 아무도 그 기록을 임의로 바꿀 수 없습니다. 그 불변의 기록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만듭니다. 화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부입니다.
궁즉변 — 막히면 변한다
주역 계사전의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가 화폐의 역사를 설명하는 완벽한 프레임입니다. 조개껍데기 화폐가 막혔습니다. 교환 규모가 커지면서 조개껍데기로는 부족해졌습니다. 가짜를 만들기 쉬웠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조개를 썼습니다. 막혔습니다. 그래서 변했습니다. 금속 화폐로 변했습니다. 금속 화폐가 막혔습니다. 무겁고 이동하기 어려웠습니다. 교역이 대륙을 넘어 확장되면서 금을 직접 들고 다니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막혔습니다. 그래서 변했습니다. 금 보관증, 즉 지폐로 변했습니다. 지폐가 막혔습니다. 국가가 필요할 때마다 돈을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겼습니다. 1971년 닉슨이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달러가 아무것도 담보하지 않는 법정화폐가 됐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이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막혔습니다. 그래서 변했습니다. 비트코인이 나왔습니다.
변즉통 — 변하면 통한다
변화가 새로운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금속 화폐가 등장하면서 지중해 무역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통화가 표준화되면서 먼 거리 교역이 가능해졌습니다. 막혔던 교역이 통했습니다. 지폐가 등장하면서 대항해 시대의 글로벌 무역이 가능해졌습니다. 무거운 금을 배에 싣지 않아도 됐습니다. 어음과 환어음이 대륙을 넘는 거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막혔던 교역이 통했습니다.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국가의 허락 없이 개인이 전 세계 누구에게든 즉시 가치를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은행이 없어도 됩니다. 중간자가 없습니다. 막혔던 금융이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즉구 — 통하면 오래간다
새로운 화폐 시스템이 오래가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장부가 sound해야 합니다. 임의로 바꿀 수 없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기록을 조작하면 신뢰가 무너집니다. 신뢰가 무너지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습니다.
장부가 중립적이어야 합니다. 특정 주체가 장부를 소유하거나 통제하면 그 주체가 유리하게 기록을 편집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다른 참여자들이 장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이 이 두 조건을 처음으로 기술적으로 구현했습니다. 사토시가 사라지면서 비트코인 장부를 통제하는 주체가 사라졌습니다. 전 세계 수만 개의 노드가 같은 장부를 유지합니다. 아무도 임의로 바꿀 수 없습니다. 15년이 지났습니다. 통하면 오래갑니다.
비트모빅은 왜 등장했는가
비트코인의 장부가 완벽한가. 오태민이 이 질문을 했습니다. 비트코인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로스트 코인입니다. 비트코인 총 공급량 2,100만 개 중 약 300~400만 개가 이미 영구적으로 잃어버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기 채굴자가 개인키를 잃어버렸습니다. 하드드라이브가 버려졌습니다. 사망한 보유자의 코인이 접근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로스트 코인들이 장부에는 여전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영구적으로 잠긴 상태입니다. 장부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합니다. 비트모빅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소각을 통해 로스트 코인을 제거합니다. 장부를 더 sound하게 만들려는 시도입니다.
Sound한 장부와 중립적인 장부
화폐가 오래가려면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합니다. Sound한 장부는 임의로 바꿀 수 없는 장부입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이 이것을 구현했습니다. 로스트 코인 문제를 해결하면 더 sound해집니다. 중립적인 장부는 어떤 단일 주체도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장부입니다. 달러 장부는 미국 연준이 통제합니다. USDT 장부는 테더가 통제합니다. 비트코인 장부는 아무도 통제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비트코인이 15년을 살아남은 이유입니다. 화폐의 미래는 가장 sound하고 가장 중립적인 장부가 됩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궁즉변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또 하나의 막힘의 순간입니다. 달러 기반 법정화폐 시스템이 막히고 있습니다. 미국이 무한정 달러를 찍어냅니다. 달러 패권이 흔들립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변즉통입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도 한계가 있습니다. 동결 가능합니다. 발행사에 종속됩니다. 달러 시스템의 연장선입니다. 또 막힙니다. 다시 변할 것입니다. sound하고 중립적인 장부를 향한 인류의 여정이 계속됩니다. 주역이 말했듯이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갑니다.
마치며
화폐는 장부입니다. 조개껍데기에서 금속으로, 지폐로, 비트코인으로의 변천이 모두 더 sound하고 더 중립적인 장부를 향한 인류의 여정이었습니다. 주역 계사전의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가 이 여정을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갑니다. 지금 우리는 또 한 번의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상선약수,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노자의 통찰이 비트코인의 설계 원리와 어떻게 일치하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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