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습니다. 노자 도덕경 8장의 이 한 문장이 비트코인의 본질을 포착합니다. 물은 약하고 낮은 곳을 향하며 다투지 않습니다. 그런데 천하에 물보다 강한 것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이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2008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사이퍼펑크 메일링 리스트의 소수 사람들만 읽었습니다. 중앙은행도, 정부도, 월스트리트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물처럼 낮은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채택했습니다.
상선약수의 일곱 가지 덕목
노자는 물의 덕목을 일곱 가지로 설명합니다. 거처는 땅을 좋아하고 마음은 깊음을 좋아하며 베풂은 어짊을 좋아하고 말은 신뢰를 좋아하며 다스림은 질서를 좋아하고 일은 능함을 좋아하며 움직임은 때를 좋아합니다. 이 일곱 가지가 비트코인에 그대로 구현됐습니다.
거처는 땅을 좋아합니다. 비트코인이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자랐습니다.
마음은 깊음을 좋아합니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이 깊습니다. 15년간 쌓인 블록들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깊이가 신뢰를 만듭니다.
베풂은 어짊을 좋아합니다. 비트코인이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동등하게 접근합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됩니다.
말은 신뢰를 좋아합니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코드로 고정됩니다. 말한 대로 정확히 작동합니다. 총 발행량 2,100만 개가 누가 뭐라 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다스림은 질서를 좋아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중앙 관리자 없이 수학적 규칙으로 운영됩니다. 혼돈처럼 보이지만 정교한 질서가 있습니다.
일은 능함을 좋아합니다. 비트코인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합니다. 가치 저장과 이전이라는 단 하나의 기능에 15년간 집중했습니다.
움직임은 때를 좋아합니다. 비트코인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등장했습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의 신뢰가 무너진 바로 그 순간에 나타났습니다. 때를 알았습니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없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 물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도덕경 78장입니다. 비트코인이 이 방식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비트코인은 영향받지 않습니다. 중국이 비트코인을 금지해도 비트코인은 계속 작동합니다. SEC가 규제를 가해도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바뀌지 않습니다. 단단하고 강한 것들이 부드럽고 낮은 곳을 흐르는 물을 막지 못합니다. 물이 바위를 직접 깨지 않습니다. 바위 틈 사이를 흘러 들어갑니다. 오래 흐르다 보면 바위가 변합니다.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의 틈새를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낮은 곳을 향하기 때문에 강하다
노자가 말한 물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낮은 곳을 향한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처음에 누가 썼을까요. 암호학자들이었습니다. 그 다음 컴퓨터 노드들이었습니다. 그 다음 범죄자들이 다크웹에서 썼습니다. 그 다음 투기꾼들이 썼습니다. 그 다음 개인 투자자들이 썼습니다. 그 다음 기관 투자자들이 썼습니다. 지금 국가가 씁니다. 항상 가장 낮은 곳, 즉 기존 시스템이 닿지 않는 곳에서 먼저 자라났습니다. 기존 금융이 외면한 곳에서 비트코인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비트코인을 만들었습니다. 비트모빅도 같은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수 철학적 공동체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금융이 닿지 않는 곳에서 7년을 자랐습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에 이긴다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오직 다투지 않기 때문에 천하에 그와 다툴 자가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어떤 기존 금융 시스템과도 직접 다투지 않습니다. 은행을 없애겠다고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달러를 대체하겠다고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냥 존재했습니다. 쓰고 싶은 사람이 쓰고 싫은 사람은 안 썼습니다.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 당국이 막기 어려웠습니다. 누군가를 잡아야 막을 수 있는데 잡을 주체가 없었습니다. 사토시가 사라졌습니다. 비트코인 재단이 없습니다. 본사가 없습니다. 물을 막으려면 모든 틈을 막아야 합니다. 하나라도 열리면 거기로 흘러 들어갑니다.
오태민이 갖지 않겠다고 한 이유
오태민이 2019년 비트코인을 철학적으로 하드포크하여 비트모빅을 시작했습니다. 갖지도 팔지도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7년간 지켰습니다. 도덕경의 언어로 보면 이것이 가장 강한 선택이었습니다.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빼앗길 것이 없습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에 적이 없습니다.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모두가 모여듭니다. 비트모빅이 오태민의 것이었다면 경쟁사들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태민이 소유를 포기했기 때문에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중립 영토가 됐습니다. 상선약수입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습니다.
현대 금융에서 물의 이치
지금 스테이블코인이 물처럼 흐르고 있습니다. USDT가 자본통제가 있는 중국의 틈새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한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의 틈새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은행이 없는 곳의 틈새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각국 정부가 막으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습니다. 중국이 암호화폐를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USDT는 계속 흘렀습니다. 물이 막히면 다른 틈을 찾듯이 스테이블코인도 다른 경로를 찾았습니다.
마치며
상선약수. 최고의 선은 물과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이 이치를 기술로 구현했습니다. 낮은 곳에서 시작하고 다투지 않으며 모든 틈새를 흘러 들어가면서 15년 만에 미국의 전략적 준비금이 됐습니다. 노자가 2,500년 전에 말한 것을 사토시가 2008년에 코드로 썼습니다. 그리고 오태민이 갖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선언으로 같은 이치를 비트모빅에 새겼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역 건괘의 여섯 효사로 비트코인의 역사를 읽습니다. 잠룡에서 비룡까지의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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