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 AI버블 비교 — 다음 거인은 어디서 나오는가

닷컴버블과 AI버블을 비교하면 역사가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99년 시스코가 시총 1위를 넘봤지만 진짜 거인은 구글과 아마존이었습니다. 지금 엔비디아가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거인은 어디서 나올까요. 1996년 코닥에 근무하면서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을 대체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 변화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왔습니다. 지금 AI와 블록체인의 수렴도 그렇게 빨리 올 수 있습니다.

닷컴버블이 남긴 것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모든 돈이 인터넷으로 몰렸습니다. 1999년 시스코의 시가총액이 한때 5,550억 달러를 넘어 세계 1위를 넘봤습니다. 시스코는 인터넷의 배관을 팔았습니다. 라우터, 스위치, 네트워크 장비입니다. 인터넷이 커지면 시스코 장비가 더 많이 팔린다는 논리였습니다. 맞는 논리였습니다. 2000년 버블이 꺼졌습니다. 시스코 주가가 고점 대비 86% 폭락했습니다. 수많은 닷컴 기업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인프라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광케이블, 데이터센터, 통신망이 남았습니다. 그 인프라 위에서 2004년 구글이, 2006년 아마존 웹서비스가, 2006년 페이스북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버블이 꺼진 자리에서 진짜 거인들이 탄생했습니다. 인프라에 베팅한 것이 아니라 그 인프라 위에서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바꾼 곳들이었습니다.

지금 AI버블이 닷컴버블과 같은가
2023년부터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모든 돈이 AI로 몰립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2026년 세계 최상위권입니다. 엔비디아는 AI의 배관을 팝니다. GPU, 데이터센터 칩입니다. AI가 커지면 엔비디아 칩이 더 많이 팔린다는 논리입니다. 맞는 논리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증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HBM 메모리가 폭발적으로 팔립니다. 시스코가 인터넷 배관을 팔았고 엔비디아가 AI 배관을 팝니다. 구조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인프라 다음에 오는 것
닷컴버블 때 패턴을 보면 인프라 투자 이후 진짜 거인이 나오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인프라가 먼저 깔렸습니다. 광케이블, 데이터센터입니다. 그 다음 그 인프라를 활용해서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바꾼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구글은 정보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아마존은 소비 방식을 바꿨습니다. 페이스북은 소통 방식을 바꿨습니다. AI 인프라가 지금 깔리고 있습니다. GPU, 데이터센터, 전력망입니다. 다음에 올 것은 그 인프라 위에서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바꾸는 서비스입니다. 그 서비스가 무엇일까요. 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결제합니다. 자율적으로 거래합니다. 국경 없이 24시간 움직입니다. 이것을 담을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기존 SWIFT와 카드망이 AI 에이전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온체인 결제 인프라가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web2 공룡들의 한계
구글, 아마존, 메타가 AI 투자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web3의 진짜 거인이 될 수 있을까요.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web2 공룡들이 블록체인을 만들면 경쟁사들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구글 블록체인에 아마존이 자산을 올리지 않습니다. 트레이드렌즈가 이것을 증명했습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온체인과 충돌합니다. 구글의 광고 수익 모델은 데이터 독점에 기반합니다. 온체인의 투명성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닷컴버블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존 미디어 기업들이 인터넷의 진짜 거인이 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인터넷 네이티브로 시작한 구글, 아마존이 거인이 됐습니다. web3에서도 처음부터 온체인 네이티브로 시작한 곳에서 다음 거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거인의 조건
닷컴버블 이후 거인들의 공통점을 보면 다음 거인의 조건이 보입니다. 처음부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설계됐습니다. 구글은 처음부터 인터넷 검색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도서관이나 출판사가 인터넷 검색 거인이 되지 못한 이유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좋아지는 구조입니다. 구글 검색은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정확해졌습니다. 중립적인 인프라 위에 올라탔습니다. 구글과 아마존이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 위에서 경쟁합니다. 그 프로토콜은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web3의 다음 거인도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온체인 네이티브로 설계되고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며 누구의 것도 아닌 중립 메인넷 위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변곡점은 언제인가
닷컴버블이 꺼진 2000년에서 구글이 폭발한 2004년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된 것이 2023년입니다. 같은 패턴이라면 2027~2028년이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 변화는 항상 예상보다 빨리 오기도 하고 늦게 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AI 인프라가 깔리고 그 위에서 온체인 금융이 실제 사람들의 결제와 거래 방식을 바꾸는 것. 그 방향은 맞습니다.

마치며
닷컴버블과 AI버블의 평행이 보여주는 것은 인프라에 베팅하는 것보다 그 인프라 위에서 행동 방식을 바꾸는 서비스에 베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시스코가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이 거인이 됐듯이 엔비디아가 아니라 AI와 온체인이 만나는 지점에서 다음 거인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은행 계좌 없는 13억 명이 온체인으로 직접 진입하는 흐름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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