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채굴기 한 대로 비트코인을 캐겠다는 건, 지금은 사실상 복권 1등을 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최신 채굴기(Antminer S21 XP 기준) 한 대가 혼자 블록을 찾으려면 평균 약 65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채굴자는 ‘풀(Pool)’에 연산력을 모아 함께 채굴하고, 그 보상을 나눠 갖습니다. 문제는 이 “나눠 갖는 방식”이 지난 15년간 계속 진화해왔다는 점입니다.
왜 혼자서는 안 되는가
채굴은 목표값보다 작은 해시를 찾는 확률 게임입니다. 개인 채굴기 하나가 전체 네트워크 연산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백만분의 1 수준입니다. 확률상 몇 년, 심하면 몇십 년에 한 번 블록을 찾을까 말까 한 수준이라, 그동안은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반면 풀에 참여하면 ‘지분(share)’이라는 작은 단위의 증명을 자주 제출하고, 그 지분에 비례해서 꾸준히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례(Proportional) 모델 — 가장 초기의 방식
풀이 만들어진 초창기에 쓰인 가장 단순한 방식입니다. 풀이 블록을 하나 찾으면, 그 라운드 동안 채굴자들이 제출한 지분 수에 비례해서 보상을 나눕니다. 문제는 풀이 운 나쁘게 오랫동안 블록을 못 찾으면, 그동안 열심히 지분을 제출한 채굴자도 수입이 없다는 점입니다. 채굴자 입장에서 풀의 ‘운’에 수입이 그대로 좌우됩니다.
PPLNS(Pay Per Last N Shares) — 풀 호핑을 막기 위한 개선
2011년경 등장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마지막 N개의 지분”만 계산에 넣습니다. 비례 모델에서는 라운드가 막 시작될 때 들어온 채굴자가 유리한 구조적 허점이 있었는데, 일부 채굴자들이 이걸 노리고 유리한 순간에만 풀을 옮겨다니는 ‘풀 호핑’이 성행했습니다. PPLNS는 라운드 경계와 무관하게 최근 지분만 보기 때문에 이런 얌체 전략의 이득을 줄입니다. 다만 여전히 풀의 운(블록을 얼마나 자주 찾는가)에 따라 일별 수입 변동이 있습니다.
PPS(Pay Per Share) — 위험을 풀 운영자가 떠안다
ViaBTC가 2016년 8월 처음 상용화한 방식입니다. 풀이 실제로 블록을 찾았든 못 찾았든 상관없이, 채굴자가 제출한 지분 하나하나에 고정된 금액을 지급합니다. 채굴자 입장에서는 수입이 매우 예측 가능해집니다. 그 대신 풀이 운이 나빠 블록을 못 찾는 기간에도 풀 운영자는 미리 정한 금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그 변동성 리스크를 풀이 떠안습니다. 이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PPS 방식은 대체로 수수료가 더 높습니다.
FPPS(Full Pay Per Share) — 지금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
2018년경 등장한 방식으로, PPS에 블록 보상뿐 아니라 그 블록에 포함된 거래 수수료 몫까지 예상치로 더해서 지급합니다. 지금 Foundry USA, F2Pool, AntPool, Luxor, Binance Pool 같은 대형 풀 대부분이 이 방식을 씁니다. 예측 가능성이 가장 높아 대규모 기관 채굴자들이 선호합니다.
PPS+ — 두 방식을 섞은 하이브리드
블록 보조금 부분은 PPS처럼 고정 지급하고, 거래 수수료 부분만 PPLNS 방식으로 나눕니다. 안정적인 기본 수입은 유지하면서도, 거래 수수료가 유독 높았던 블록의 몫이 특정 채굴자에게 과하게 쏠리는 걸 방지하는 절충안입니다.
결국 하나의 축으로 요약된다
이 다섯 가지 방식을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풀의 운이 채굴자 개인의 수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둘 것인가.” 초기 방식일수록 그 위험을 채굴자가 그대로 떠안았고, 지금 널리 쓰이는 FPPS는 그 위험을 풀 운영자가 대신 흡수하는 대신 수수료를 더 받는 구조로 수렴했습니다. 채굴 풀을 고를 때 수수료율만 볼 게 아니라, 어떤 보상 방식을 쓰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치며
채굴 풀의 보상 방식은 단순한 정산 규칙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를 둘러싼 15년간의 실험 결과입니다. 예측 가능한 수입을 원한다면 FPPS 계열이, 수수료를 최대한 아끼고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다면 PPLNS 계열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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