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爲而無不爲.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노자 도덕경 48장의 이 역설이 사토시 나카모토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만들고 사라진 것이 비트코인을 완성한 행위였습니다. 2011년 4월 사토시가 마지막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사라졌습니다. 15년이 지났습니다. 사토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라짐이 비트코인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무위란 무엇인가
무위를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자의 무위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성인은 무위로 일을 처리하고 말없는 가르침을 행합니다. 만물이 일어나도 거부하지 않고 낳아도 소유하지 않으며 행해도 자랑하지 않고 공이 이루어져도 그것에 거하지 않습니다. 오직 거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토시가 정확히 이것을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낳았지만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공이 이루어졌지만 그것에 거하지 않았습니다. 사라졌습니다. 오직 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공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토시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사토시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비트코인을 이끌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비트코인이 사토시의 것이 됐을 것입니다. 사토시의 결정에 따라 비트코인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사토시를 압박했을 것입니다. 사토시가 체포되거나 협박받았다면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바꾸도록 강요받았을 수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막으려 할 때 막을 대상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토시를 잡으면 됩니다. 본사를 폐쇄하면 됩니다.
사토시가 있었다면 비트코인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라짐이 완성이다
사토시의 사라짐이 비트코인의 완성이었습니다. 사토시가 사라지면서 비트코인에는 중앙이 없어졌습니다. 막을 대상이 없어졌습니다. 소유자가 없어졌습니다. 어떤 정부도 비트코인을 소유한 주체를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동시에 사토시가 갖고 있던 약 100만 개의 비트코인이 15년간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토시가 그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습니다. 시장 매도 압력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사토시가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트코인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신뢰 신호가 됐습니다. 만들었지만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무위의 실천입니다.
오태민이 사토시를 이해한 방식
오태민이 2014년 비트코인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한양대에서 비트코인 화폐철학을 강의했습니다. 그가 깨달은 것이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었을 것입니다. 사토시가 왜 사라졌는가. 그것이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무위의 실천이었다는 것을. 소유를 포기함으로써 더 강한 것을 만드는 역설을. 오태민이 2019년 비트모빅을 시작하면서 같은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갖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선언이 사토시의 사라짐과 같은 무위의 실천입니다. 사토시가 사라짐으로써 비트코인의 창시자가 됐습니다. 오태민이 소유를 포기함으로써 비트모빅의 진정한 설계자가 됐습니다.
위학일익 위도일손
도덕경 48장이 계속됩니다. 배움을 위해서는 날마다 더합니다. 도를 위해서는 날마다 덜어냅니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어 무위에 이릅니다. 기술을 배우는 것은 날마다 더하는 것입니다. 코드를 추가하고 기능을 추가하고 복잡성을 추가합니다. 그러나 도에 이르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합니다. 단순해집니다. 마지막에 남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트코인이 15년간 덜어내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스마트컨트랙트를 추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블록 크기를 키우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이 거부했습니다. 단순함을 지켰습니다. 가치 저장이라는 단 하나의 기능만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어 무위에 이른 것이 비트코인의 강점입니다.
현대의 무위 — 코드가 통치한다
무위의 현대적 구현이 스마트컨트랙트입니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판사도 변호사도 은행원도 필요 없습니다. 코드가 정해진 대로 작동합니다. 이것이 무위이무불위의 디지털 버전입니다. 인위적 개입 없이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신뢰가 사람이 아니라 코드에서 나옵니다. 중간자가 없기 때문에 비용이 없습니다. 재량이 없기 때문에 부패가 없습니다. 사토시가 이 원리를 비트코인으로 구현했고 이더리움이 스마트컨트랙트로 확장했습니다.
비트모빅의 퍼블릭 전환
오태민이 퍼블릭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드를 공개합니다. 검증을 받습니다. 그리고 점점 물러납니다. 이것이 무위의 완성 과정입니다. 창시자가 물러나면서 비트모빅이 아무도 소유하지 않는 인프라가 됩니다. 사토시가 사라지면서 비트코인이 완성됐던 것처럼 오태민이 물러나면서 비트모빅이 완성됩니다. 공이 이루어져도 그것에 거하지 않습니다. 오직 거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며
무위이무불위.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사토시가 사라진 것이 비트코인을 완성한 가장 위대한 행위였습니다. 만들었지만 소유하지 않았고 공이 이루어졌지만 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공이 15년을 살아남았습니다. 오태민이 갖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선언이 이 무위의 실천이고 퍼블릭 전환이 그 완성의 과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궁즉변 변즉통으로 비자의 몰락과 온체인의 부상을 분석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북마크해두세요. 동양 고전의 지혜로 Web3와 크립토를 읽는 글을 계속 업로드할 예정입니다.